<p></p><br /><br />[앵커]<br>나 편하자고,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는 게 바로 민폐인데요. <br> <br>오늘 현장카메라는 그런 민낯을 담았습니다. <br> <br>마트에서 마련한 카트를 집 앞까지 끌고갈 땐 편했겠지만, 이걸 나몰라라 냉패개치면 치우는 건 누구 몫일까요. <br> <br>정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. <br><br>[기자]<br>이건 이렇게 쓰라고 둔 물건이 아닙니다. <br> <br>[현장음] <br><저, 죄송합니다 선생님. (마트) 카트 끌고 가시는 이유가 있으실까요?> <br> <br>"물건이 무거워서." <br> <br><카트가 선생님 건가요?> <br> <br>"아니요." <br> <br><여기까지 끌고 와도 된다고 허락 받으신 거예요?> <br> <br>"허락받은 건 아니고요. 왜 물어보시는 거예요? 집 앞에 있는 거 다 가져가세요." <br> <br><반납은 안 하세요?> <br> <br>"안 합니다." <br><br>대형마트 카트에 장 본 물건을 싣고 집 앞까지 끌고 갑니다. <br> <br>도착하면 카트는 나 몰라라하니 사방팔방 버려집니다. <br><br>[아파트 주민] <br>"외부에서 차량 가지고 와서 장 보시는 분들도 차 세워놓고 와서 (카트로) 싣고 여기에 카트 세우고 가세요" <br> <br>이 사람은 기자를 마트 직원으로 착각했나봅니다. <br> <br>[현장음] <br><혹시 카트 선생님 건가요?> <br> <br>"아니요. 가져가시면 돼요." <br> <br>"무거워서 (카트에 실어) 가지고 왔죠." <br> <br><가게 안으로 돌려주실 생각은 없나요?> <br> <br>"지금 가져가잖아요 지금!" <br><br>마트 바로 옆 아파트면 그나마 양반입니다. <br> <br>대로까지 끌고나와 1km 남짓 떨어진 집 앞까지 가기도 합니다. <br> <br>이런 사람도 있습니다. <br> <br>[현장음] <br><카트 어디까지 끌고 가세요?> <br> <br>"버스정류장까지" <br> <br><원래 외부 반출이 안 되는데요.> <br> <br>"그래요? 그런데 엄마들 다 끌고 가던데요?" <br><br>버스 타고 떠나버리면 방치된 카트는 누가 치우라는 걸까요? <br> <br>[현장음] <br>"주민들이 저기 놓으면 (마트에서 카트를) 다 수거해 가요. (카트를 마트에서) 못 끌고 가게 하면 (마트) 매상에 지장이 있지. 동네 장사인데, 저쪽에 매장이 새로 생겼는데." <br> <br>마트가 속앓이를 하며 매일 숨은 카트를 찾아다니는 이유입니다. <br> <br>[이상수 / 대형마트 직원] <br>"(하루에) 보통 200개 정도 나온다고 보면 되고. 쓰레기장에서 싣고 오는 경우도 있고. 이걸 바깥에 놔두면 할머니들이 또 끌고 간다고. 그럼 계속 멀리 가는 거야." <br> <br>[대형마트 관계자] <br>"카트 때문에 인력을 하나 배치를 해놓는 게 그 자체만으로도 사실 저희한테 좀 큰 부담이긴 합니다." <br> <br>이 마트는 외부 반출 금지 안내문도 붙였지만, 인근 지하도에는 최대한 집 근처까지 끌고 온 뒤 놓고 가버린 카트가 산적합니다. <br> <br>[현장음] <br>"아니 여기 두면 되잖아요. 누가 가져가겠어요 귀찮게. 여기 두면 (마트에서) 가져간단 말이에요." <br> <br>카트를 지상까지 끌어올리려면, 장애인과 노약자용 엘리베이터로 여러번 싣고 나르는 방법이 유일합니다. <br> <br>카트를 끌고 다니는 사람에게 물으니 관행이랍니다. <br><br>[현장음] <br>"내가 1979년도에 이사왔어. 마흔 네 살에 와서 여지껏 해서 아흔이 됐는데. 그때부터 이렇게 쓰는 거야. 끌고 다니는 것." <br> <br>하지만 가져가는 사람 따로, 수거해가는 사람 따로인 이 상황이 오래 전부터 해왔다고 당연한 일인 건 아닙니다. <br> <br>[마트 인근 주민] <br>"남의 것 끌고 오는 거잖아 여기까지 내 편의를 위해서. 개인 카트기 많이 팔아요. 거기 싣고 오면 되거든요? 안하무인이에요. (다른 사람) 안중에도 없어요." <br> <br>현장카메라 정성원입니다. <br> <br>PD : 홍주형 <br>AD : 조양성 <br>작가 : 신채원<br /><br /><br />정성원 기자 jungsw@ichannela.com